[전체 이동 경로]
다솔사 – 차량 40분, 26km – 선진리성 – 차량 2분, 1km – 조명군총 - 차량 15분, 15km – 창선·삼천포대교, 사천바다케이블카(*2023년 열린관광지)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다솔사→선진리성→조명군총
둘째 날 : 사천바다케이블카(초양도, 각산)
사천의 하루는 고요와 역동이 교차하는 여행이다. 깊은 숲에 깃든 고즈넉한 기운이 마음을 다독이는가 하면, 오래된 성과 비문은 지나온 역사를 조용히 들려준다. 길을 따라 남해로 향하면 푸른 바다와 바람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케이블카가 광활한 바다를 가로지르며 짜릿함을 더한다. 천년의 시간, 바다의 빛, 그리고 하늘을 나는 순간까지 아우르는 사천은 남도의 모든 매력을 품었다. 무엇보다 열린관광지라서 누구에게나 일상 속 잠시 숨을 고르는 다정한 쉼표가 되어준다.
사천에서의 첫 번째 여행지는 ‘다솔사(多率寺)’다. 사천의 서쪽인 하동과 접한 봉명산 자락에 터를 잡은 다솔사는 얼핏 들으면 소나무가 많은 사찰 같지만 사실은 ‘많은 군사를 거느린다’는 다소 낯선 뜻을 지닌다. 사찰을 둘러싼 측백나무와 삼나무가 울창한 다솔사는 신라 지증왕 4년(503)에 연기조사가 창건한 고찰로 경남지역에서 가장 오랜 내력을 자랑한다.
원래 대웅전이 주불전이었으나 1979년에 대웅전 후불탱화에서 불사리 108개를 발견해 대웅전을 적멸보궁으로 개축했다. 주차장에서 경내에 닿기까지 늘어선 200m쯤의 솔숲길이 감탄을 자아낸다. 절 뒤편에 넓게 펼쳐진 만 평가량의 차밭은 다솔사 최대의 자랑거리다. 가을날, 차꽃이 피어날 때면 다솔사는 그윽한 차향에 잠긴다.
일제강점기에 다솔사는 독립운동의 근거지였다. 시인이자 승려이고, 3·1독립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명이며, 암울하던 일제강점기에 민족지도자로서 등불처럼 살았던 만해 한용운은 다솔사에서 《3·1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했다. 또 다솔사의 주지였던 효당(속명 최범술)은 만해와 함께 불교계 항일 비밀결사단체인 ‘만당(卍黨)’을 창당해 일제 침략 세력에 항거하며 민족정신을 일깨웠다. 소설가 김동리는 1936년부터 1940년까지 이곳에 머물며 야학을 세워 농촌 계몽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그의 대표작인 《등신불》을 집필한 곳도 다솔사다.
만해가 머물던 요사인 안심료 앞에는 자신의 회갑을 기념해 직접 심은 세 그루의 황금공작편백이 멋진 수형을 뽐낸다. 사찰 주변에 만해 한용운 독립사유의 길도 조성해 독립운동가 만해의 발자취를 더듬어볼 수 있다. 다솔사 승려이면서 활발한 독립운동을 펼쳤던 최범술은 인근에 자생하던 차나무의 씨를 받아 절 뒤 비탈에 차밭을 일궈 ‘반야로차’를 만들었는데 지금은 널리 알려지며 다솔사의 명품이 됐다.
다솔사 왼쪽의 산길을 따라 2km쯤 들어선 물명산 자락의 보안암에 토함산 석굴암과 같은 방식으로 고려 시대에 축조한 석굴이 있어 볼만하다. 석굴 중앙에는 돌로 쪼아 만든 석가모니의 좌상을 안치했고, 주변에 작은 돌로 만든 16나한상이 있다. 사실 보안암 석굴보다 근처의 떡바위가 더 유명하다. 가로로 된 줄무늬가 많이 그어진 커다란 사각형 형태의 바위가 먹성이 좋은 이에게는 떡으로, 공부 잘하는 이에게는 책으로 보인다고 한다.
경상남도 서부 사람들은 봄이면 흔히 “선진으로 회치간다”는 말을 한다. ‘회치’는 여러 사람이 어울려 풍광 좋은 곳을 찾아 노니는 것을 말하는 경상남도 사투리다. 삼천포시장에서 해안도로를 따라 사천 시내로 가다 보면 ‘선진리성’을 만난다. 사천읍에서 남쪽으로 4km쯤 떨어진 선진리 북쪽의 낮은 언덕에 자리하고 있다. 성 안팎의 벚나무 수백 그루로 인해 봄날이면 꽃대궐을 이룬다.
임진왜란 당시 북진하던 왜군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이 반격을 가하자 경상도 남해안 지방으로 물러나서 남해안 곳곳에 자신들의 성을 쌓고 머물렀는데 그중 하나가 선진리성이다. 기록에 따르면 선진리성은 모리 요시시로를 중심으로 한 왜군 장수 11명이 1597년 10월 29일부터 12월 27일까지 지휘해 쌓았다고 한다. 성 안에는 핵심 시설인 천수각을 비롯해 일본식의 많은 성곽 건축물을 지었고, 성벽 주위에는 해자와 나무 울타리를 설치했다. 성 안의 벚나무는 일제강점기에 한 일본인이 임진왜란 때 이 성에서 전과를 올린 장수 중 한 명이 자기 조상이었음을 기리고자 심었다고 한다.
선진리성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돌로 만든 망루가 무너지고 성벽 일부만 남아 있던 것을 최근 복원했다. 지금의 성은 2005년 발굴조사와 2006년 성벽 보수공사 중 확인한 성벽 시설을 기초해 벽 일부를 더 쌓아 올리고 복원한 모습이다.
성의 가장 깊고 높은 곳, 서북쪽 끄트머리에는 천수각 터가 있다. 천수각은 일본식 성곽의 가장 핵심 건물로 망루, 전망대, 사령탑 등의 기능을 한다. 이곳에 서면 성 전체는 물론 와룡산 서쪽에 자리한 사천시가지 일대와 사천해전이 펼쳐진 사천 앞바다까지 훤히 보인다. 현재 천수각 터에는 충령비가 서 있다. 1958년 10월 공군 제1훈련비행단에서 세운 전적 기념비로, 한국전쟁이 시작되고부터 1958년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이 끝날 때까지 우리나라의 영공을 지키다가 장렬히 산화한 66명의 호국영령을 추모하기 위한 것이다. 그 후 2003년 11월까지 공군 제3훈련비행단(사천기지)에서 임무 수행 중 희생된 꽃다운 청춘 47명의 공군 장병 영령을 추가 봉안함으로써 현재 113명의 호국영령이 잠들어 있는 우리나라 공군의 성지다.
해방 후 지역주민들은 선진리성에서 일본의 흔적을 지우고 그 자리에 이충무공 사천해전 승첩 기념비를 세웠다. 이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이 터진 해 5월에 선진리 앞바다에서 처음으로 거북선을 대동해 왜적을 무찔렀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사천해전’이다. 경상 우수사 원균과 연합해 출정한 이순신 장군은 이곳에 진을 치던 왜군 대선 13척과 2,600명을 도살했다.
선진리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조명군총’ 또한 왜란과 관련된 유적이다. 조명군총은 조선과 명나라 연합군의 무덤을 말한다. 조선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 때 경상도우병사인 정기룡이 이끈 조선군과 중로제독 동일원이 이끈 명나라군은 선진리성에 주둔한 왜군을 몰아내려 연합해 전투를 벌였다. 싸움이 한창 진행되던 중 아군 진지에서 발생한 불의의 화재로 조명 연합군은 수천 명의 희생자를 내며 패하고 말았다.
승리에 취한 왜군은 본국에 자신의 전과를 알리기 위해 죽은 조명 연합군의 코와 귀를 베어 일본으로 보냈다. 그리고 목을 베어 선진리성 밖에 사방 20칸 되는 땅을 파서 큰 무덤을 만들었다. 명나라군의 전사자가 훨씬 많아 당병무덤, 뎅강무데기라고도 불리던 조명군총은 이후 돌보는 이 없이 방치된 채 400년이 흘렀고, 1983년에야 사천문화원과 지역주민이 중심이 돼 무덤을 정비하게 됐다. 이후 조명연합군전몰위령비를 세우고 해마다 음력 10월 1일이면 위령제를 지낸다. 무덤은 사방 36㎡의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부대시설인 조명군총 역사관, 일충문, 선진사를 포함한다.
조명군총 동쪽에는 코무덤과 당병공양탑이 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승전의 표시로 교토 도요쿠니 신사 앞에 조명 연합군의 코를 묻고는 ‘하나즈카[鼻塚, 코무덤]’이라고 불렀다. 1992년 4월, 사천문화원과 삼중스님이 이역만리에서 떠도는 원혼을 달래려 코무덤의 흙 일부를 항아리에 담아와 제를 지내고 조명군총 옆에 안치했다. 당병공양탑은 일제강점기 때 일본인들이 선진공원을 만들면서 조명군총 앞을 지나는 도로를 닦고 일부 무너진 무덤을 보수한 뒤 그 위에 높이 1m쯤 되는 이 탑을 세웠다.
총연장 3.4km의 창선·삼천포대교는 남해군 창선도와 사천시 삼천포항 사이 세 개의 섬(늑도, 초양도, 모개섬)을 연결하는 다섯 개의 다리(삼천포대교, 초양대교, 늑도교, 창선대교, 단항교)로, 2003년 4월에 개통했다. 서로 다른 공법으로 시공한 각각의 다리는 저마다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해 한려수도의 명소가 됐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 대상의 영예를 차지하기도 했다. 창선·삼천포대교는 삼천포대교공원이나 각산에서 감상하기에 좋다. 야경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진풍경이다.
어르신에게 추천하는 사천에서의 마지막 여행지는 창선·삼천포대교 바로 옆에서 운행하는 ‘사천바다케이블카’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창선·삼천포대교가 시작되는 사천시 대방동에서 출발해 사천 앞바다 조망을 감상하는 각산과 아름다운 해안 절경을 보유한 초양도를 오고 가며 섬, 바다, 산을 잇는 흥미진진한 경험을 선사한다.
사천, 남해, 통영이 감싼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각산 정상에는 산성과 봉수대가, 초양도에는 아라마루 아쿠아리움과 동물원이 있어 두루 둘러보기에 좋다. 승용차로 접근하기에 좋은 대방정류장 매표소에서 케이블카와 아쿠아리움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통합 티켓을 판매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왕복 2.43km로 25분 정도 걸린다. 초양정류장과 각산정류장에 내려 주변 풍광을 즐긴 후 재탑승할 수 있다. 각산정류장에서 대방정류장까지 1.2km를 이용하는 편도 티켓도 구매할 수 있다. 편도 티켓은 각산정류장에서만 발권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췄다. 휠체어 이용객이나 유아차 동반 가족도 경사로를 따라 무리 없이 이동할 수 있고, 매표소에서 승강장까지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있어 노약자도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도 주목할 점은 케이블카에 휠체어가 그대로 탑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원의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승·하차할 수 있으며, 내부 공간 또한 여유로워 휠체어가 안정적으로 자리해 사천 앞바다의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다만, 전동휠체어의 경우는 무게때문에 일반 휠체어로 변경하여 탑승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장애인 주차장과 장애인 화장실 등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으며, 시각장애인을 위한 촉지·음성관광안내판도 마련돼 있다. 필요할 경우 휠체어나 실버카 같은 보행 보조기기를 대여할 수 있어, 누구나 상황에 맞게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해발 408m인 각산(角山)은 산의 형태가 엎드린 용의 뿔처럼 생겨 이름이 붙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산세가 그다지 험하지 않고 도리어 포근한 느낌을 준다. 각산 산성과 봉수대가 있는 정상에 서면 사천 앞바다의 한려수도, 섬진강이 휘감은 하동 금오산, 민족의 영산 지리산 주능선도 훤히 조망할 수 있다. 각산정류장 야외 전망대서도 이 같은 조망이 펼쳐진다.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다솔사→선진리성→조명군총
둘째 날 : 사천바다케이블카(초양도, 각산)
[관광지 무장애 정보]
- 다솔사
▪ 문의 : 055)853-0283
▪ 홈페이지 : www.dasolsa.kr
▪ 휴무일 : 연중무휴
▪ 이용시간 : 24시간
▪ 이용요금 : 무료
▪무장애 편의정보
- 오랜 문화유산으로 휠체어 이용자는 관람에 불편함이 있음
- 넓은 주차장이 있으나 장애인 주차구역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주소 :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 문의 : 선진리성 055)831-2728, 조명군총 055)831-2716
▪ 휴무일 : 연중무휴(조명군총기념관 매주 월요일, 공휴일)
▪ 이용시간 : 24시간 (조명군총기념관 화~금요일 10:00~17:00, 토~일요일 09:00~18:00)
▪ 이용요금 : 무료
▪ 무장애 편의정보
- 언덕 위에 위치해 가파른 경사가 있어 휠체어 및 유아차 이용자의 접근이 어려움
- 선진리성 앞 무료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3면 이상)
- 장애인 화장실 (선진리성 내부 야외공연장 앞)
▪ 주소 : 경남 사천시 용현면 선진리 402
▪ 문의 : 055)831-2716
▪ 홈페이지 : https://toursacheon.net/index.php?document_srl=1126&mid=history_tour
▪ 휴무일 : 연중무휴
▪ 이용시간 : 상시개방
▪ 이용요금 : 무료
▪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 조명군총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1면 이상)
- 장애인 화장실 (주차장 맞은편 건물)
▪ 주소 : 경남 사천시 사천대로 18
▪ 문의 : 055)831-7300
▪ 홈페이지 : https://scfmc.or.kr/cablecar
▪ 휴무일 : 매달 1·3번째 수요일(기상 여건에 따라 운행 중단 내지 조기 마감)
▪ 이용시간 : 월~목요일 09:30~18:00, 금·토요일 09:30~19:00, 일요일 09:30~18:00(1시간 전 매표 마감)
▪ 이용요금 : 일반 캐빈 성인 18,000원, 소인 15,000원 / 크리스탈 캐빈 대인 23,000원, 소인 20,000원
▪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엘리베이터 설치
- 사천바다케이블카 제1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6면 이상)
- 장애인 화장실 (대방정류장, 각산정류장)
- 수유실 (대방정류장)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대방정류장)
- 촉지·음성관광안내판, 휠체어 이용 가능 매표소, 휠체어 탑승 가능 케이블카(일반 캐빈), 휠체어 접근 가능 전망대, 식당, 카페 등
[식당 정보]
▪ 주소 : 경남 사천시 사천읍 옥산로 75
▪ 문의 : 055)852-3967
▪ 휴무일 : 연중무휴, 설연휴 단축영업
▪ 이용시간 : 06:00~20:30
▪ 대표메뉴 : 재첩국정식, 재첩된장찌개정식, 낙지볶음정식
▪ 무장애 편의정보
- 주출입구 단차 없음, 자동문, 점자블록 설치, 입식테이블
- 전용 주차장은 있으나 장애인 주차구역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아기의자 2개
※ 위 정보는 2024년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사진 : 이승태(여행작가)
[교통약자 콜택시]
▪ 경상남도광역이동지원센터 : 1566-4488, www.15664488.co.kr/main 부산광역시를 포함한 경상남도 전 지역 이용 가능, 연중무휴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