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과 바다 사이를 가로지르는 사천바다케이블카, 그 끝에서 만나는 초양도의 고요한 풍경은 남해가 들려주는 첫 인사다. 푸른 바다를 지나 봉하마을로 향하면 노무현 대통령의 삶과 철학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포근한 마을이 펼쳐진다. 바다의 감성과 역사의 울림을 따라가는 이 여정은 지체장애인을 포함한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초양도의 무장애 산책길부터 봉하마을의 평평한 골목길까지, 모든 이가 함께 할 수 있도록 다듬어진 길 위에 따뜻한 환대가 기다린다.

2023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인 ‘초양도’를 방문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최초로 바다, 섬, 산을 연결한 해상케이블카인 사천바다케이블카에 탑승해야 한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길이 2.43km, 높이 74m인 선로를 25분 동안 왕복하는 사천의 명물이다. 사천바다케이블카는 육지에 있는 대방정류장, 섬에 있는 초양정류장, 산에 있는 각산정류장 총 3개의 운영 정류장에서 승하차를 할 수 있기에 구간마다 들러 원하는 만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대방정류장에서 케이블카를 타고 사천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이자 체험형 관광지로 떠오르는 초양도로 이동한다. 대방정류장 1층 매표소에서 티켓을 구매한 뒤 3층 탑승장으로 이동한다. 3층으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는데 휠체어 보행자는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면 된다.

초양도와 함께 사천바다케이블카 또한 2023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인 만큼 모든 정류장에 장애인 주차장, 장애인 화장실, 엘리베이터 등 무장애 편의시설을 갖췄다. 다만, 휠체어 보행자는 무게 등의 안전 문제로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은 탑승이 어려우며 일반 캐빈만 이용할 수 있다. 승강장과 케이블카 사이에 틈이나 단차가 없기에 휠체어 보행자도 안전하게 케이블카에 탑승할 수 있다.

케이블카가 선로를 따라 바다를 건너기 시작하면 한낮의 햇살이 케이블카 안을 환하게 밝히고, 창 너머로는 사천의 자연이 눈앞 가득 펼쳐진다. 끝없이 이어지는 푸른 하늘, 햇빛에 반짝이는 바다, 그 위에 옹기종기한 작은 섬까지. 말없이 바라만 보기에도 충분한 풍경이다. 평소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연은 낯설고, 그래서 아름답다.

대방정류장에서 케이블카에 탑승한 지 10분 정도 지나 사천케이블카의 경유지이자 우리의 첫 번째 무장애 여행지인 초양도에 도착한다. 초양도라는 이름은 조선 시대 때 군마의 사료로 쓸 풀을 기른 곳이라는 데서 유래한다. 참고로 초양도는 삼천포대교와 이어져 있어 육로로도 접근할 수 있다. 전체 면적이 1㎢도 되지 않으며 둘레는 1.2k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해양 생태적 보존 가치는 무척 큰 섬이다.

초양도는 동쪽으로 늑도, 북쪽으로는 모개도, 남쪽으로는 무인도인 학섬을 뒀는데, 이 고즈넉한 섬과 섬 사이로 지는 붉은 일몰이 눈이 멀 만큼 아름답기로 소문났다. 이뿐만 아니다. 초양도를 포함한 4개 섬은 보존 가치가 있는 자연경관 및 해양생태를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하는 한려해상국립공원에 속한다. 또한 초양도는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인 상괭이의 서식지로 특히 집중적으로 보호받는 지역이다.

돛 모양의 조형물이 초양대 전망대 앞을 지키고 서 있다. 전망대에 이르면 앞에는 탁 트인 사천 앞바다와 우리가 건너온 육지가 보인다. 바다 양옆으로 여러 작은 섬과 선로를 타고 오고 가는 케이블카의 풍경이 그림 같다. 이곳은 초양도의​ 대표 포토존이자 초양도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감상하기 좋은 조망 명소다.

전망대 끝자락에 서서 해안가를 내려다보면 ‘죽방렴’을 발견할 수 있다. 죽방렴이란, 고려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600년 역사의 전통 어로 방식이다. 물살이 센 목에 대나무를 엮어 든 그물을 설치한 뒤 밀물 때 그물 안으로 들어와 빠져나가지 못한 물고기를 잡는 어법으로, 남해와 사천에서 주로 이뤄진다. 죽방렴으로 잡은 물고기는 그물로 잡은 것과 다르게 생선의 비늘이나 몸체에 손상이 없어 신선도와 품질이 뛰어나며, 특히 삼천포 멸치는 최상품으로 인정받는다. 죽방렴은 국가어업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높은 가치를 지닌다. 죽방렴 소개문에 따르면 사천은 현재 21개의 죽방렴을 사용한다.

자연경관이 본래 아름답기로 소문난 초양도는 2018년 사천바다케이블카 개통을 계기로 관광 명소로서 박차를 가하며 발전하고 있다. 섬 전체에 산책로와 전망대를 설치했고, 2021년에는 관객 참여형 체험시설 ‘아라마루 아쿠아리움’을 개장해 아쿠아리움과 동물원을 운영한다. 그리고 2023년부터는 놀이시설인 대관람차와 회전목마도 함께 운영한다. 초양도는 천연의 자연경관에 더해 현대의 관광 요소가 어우러져 보다 풍성한 경험이 가능한 체험형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초양도는 작은 섬마을이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해 하루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관람시설을 따로 이용하지 않아도 섬 곳곳에 자리한 놀이기구와 어우러진 자연경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섬을 한 바퀴 걸으며 잔잔한 초양도 해안가 풍경을 구석구석 오래도록 눈에 담을 수 있다. 무장애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곳곳에 장애인 화장실 등 휴식을 돕는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초양도는 작은 섬마을이지만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해 하루만으로는 부족할 정도다. 관람시설을 따로 이용하지 않아도 섬 곳곳에 자리한 놀이기구와 어우러진 자연경관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지루할 틈이 없다. 둘레길을 따라 천천히 섬을 한 바퀴 걸으며 잔잔한 초양도 해안가 풍경을 구석구석 오래도록 눈에 담을 수 있다. 무장애 데크길이 잘 조성되어 있고, 곳곳에 장애인 화장실 등 휴식을 돕는 편의시설도 마련돼 있어 누구나 편안하게 섬을 즐길 수 있다.

사천에서 동쪽으로 100km가량 이동하면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에 작은 마을이 자리잡고 있다. 봉화산 아래 자리한 ‘봉하마을’은 우리나라 제16대 대통령인 노무현의 고향이자 그가 퇴임 후 여생을 보낸 곳이다. 그리고 2019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다.

봉하마을은 사람과 자연의 공존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 마을의 자연생태를 복원하고자 화학비료를 쓰지 않는 친환경 농업을 실천 중이다. 봉화산에서 흐르는 물로 만든 거울못을 중심으로 조성된 생태문화공원은 봉하마을의 경작지를 한눈에 내다볼 수 있는 곳이자 농작물의 파종부터 수확까지 재배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곳곳에 쉼터를 마련해 자연 속 여유를 즐기기에 최적이다. 또한 농촌에서 일하는 정겨운 마을 사람들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친환경 생태 마을인 봉하마을은 동시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추모공간이다. 대통령이 태어난 생가, 대통령이 안장된 곳이자 추모공간인 묘역을 둘러볼 수 있다. 정돈된 길을 따라 200m가량 걷다 보면 가장 먼저 대통령 생가와 만난다. 옛 모습으로 복원된 생가는 전통 초가집의 형태다. 방문자에게 쉼이 되는 공간이기를 바라던 대통령의 뜻에 따라 인근에 ‘쉼터 찻집’이 있다.

봉화산 앞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이 있다. 우리나라 최초로 국민참여 방식으로 조성한 대통령 묘역으로, 1만 5천여 개의 박석에 국민들의 추모 글이 새겨져 있다. “집 가까운 곳에 작은 비석 하나만 남기라”는 유언에 따라 봉하마을의 자연경관이 잘 보이는 자리에 안장했고, 그 위에 ‘대통령 노무현’이라는 여섯 글자를 새긴 너럭바위를 올렸다. 묘역은 폭이 넓고 평평해 휠체어 이용자도 원활하게 접근할 수 있다. 방문객은 묘역 중앙 헌화대에서 자율적으로 헌화, 분향, 묵념할 수 있다.

그 밖에도 우리나라 제16대 대통령인 노무현의 생애와 더불어 한국 사회의 변화를 들여다볼 수 있는 ‘노무현기념관’과 생전 생활하던 ‘노무현대통령의집’ 등을 둘러볼 수 있다.

봉하마을 안내소를 비롯한 마을 곳곳 장애인 화장실과 쉼터를 마련해 휠체어 이용자도 편리하게 여행할 수 있다.

길은 전반적으로 평탄하고, 주요 동선마다 무장애 보행로가 잘 조성돼 있어 마을 곳곳을 천천히 누비며 둘러보기 좋다. 장애인 주차구역은 물론, 임산부와 영유아 동반 가족을 위한 주차구역도 마련돼 있어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도 적합하다.

‘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는 2024년 10월에 개장한 호텔 겸 리조트다. 총 250실의 객실을 보유하며 8개의 무장애 객실을 운영한다. 또한 아이 동반 투숙객을 위한 캐릭터룸, 반려견 동반 투숙객을 위한 펫룸 등 다양한 객실 타입을 보유한다. 호텔 내부에는 편의점, 식당, 키즈 놀이터 등 다양한 편의시설이 있어 가족 단위의 여행자나 이동과 보행에 부담이 있는 어르신 여행자에게 편리한 숙소로 각광받는다.

‘무장애 객실’은 휠체어 이용자의 편의에 최적화된 객실이다. 출입문과 현관 사이의 폭이 넓고 단차가 없어 휠체어로 출입하기에 무리가 없다. 화장실 또한 입구의 폭이 넓은 미닫이문이며, 세면대와 양변기 옆에 체중을 지지할 수 있는 핸드레일을 설치했다. 침대 높이도 휠체어 높이로 조정했다. 사천과 김해 지역을 오고 가는 이번 무장애 여행을 마무리하는 숙소로서 이만하면 탁월한 선택이다. 무장애 객실은 전화로 문의 후 예약해야 한다.

호텔 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조식은 1층 레스토랑 ‘골든가야’에서 아침 7시부터 8시 30분까지, 9시부터 10시 30분까지 두 차례에 걸쳐 운영한다. 사전 예약제로, 이용일 전날 21시까지 예약해야 한다. 한식, 양식, 중식 등 다양한 뷔페 요리를 제공으로 여행자의 입맛을 돋운다.

[당일 여행 코스]

초양도→봉하마을

첫째 날 : 초양도→롯데호텔앤리조트 김해

둘째 날 : 봉하마을

- 초양도

▪주소 : 경남 사천시 삼천포대교로 112 초양도휴게소

▪문의 : 055)831-7300

▪홈페이지 :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https://aramaruaquarium.com

▪휴무일 : 연중무휴

▪이용시간 : 24시간(아라마루 아쿠아리움 09:30~18:00(17:00 입장 마감) / 대관람차·회전목마 평일 10:00~17:30, 주말 09:30~17:30(17:10 탑승 마감))

▪이용요금 : 무료(아라마루 아쿠아리움 성인 및 청소년 27,000원, 어린이 및 초등학생 23,000원, 경로 23,000원, 장애인 및 사천시민 20% 할인 / 대관람차 대인 7,000원, 소인 및 경로 6,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 회전목마 대인 5,000원, 소인 및 경로 4,000원, 36개월 미만 무료)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무장애 데크길

- 초양도 휴게소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2면

- 초양도 휴게소 장애인 화장실

-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1층 수유실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아라마루 아쿠아리움)

- 촉지·음성종합안내판 등 

- 봉하마을

▪주소 :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로111번길 13-1

▪문의 : 055)346-0660

▪홈페이지 : www.bongha.knowhow.or.kr

▪휴무일 : 연중무휴

▪이용시간 : 24시간

▪이용요금 : 무료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 봉하마을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3면

- 관광안내소 내 장애인 화장실

- 노무현기념관 1층 수유실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관광안내소)

- 촉지·음성종합안내판, 점자가이드북(관광안내소) 등

▪주소 : 경남 김해시 장유로 505

▪문의 : 055)725-1000

▪홈페이지 : www.lotteresort.com/gimhae/ko/about

▪이용시간 : 체크인 15:00, 체크아웃 11:00

▪무장애 편의정보

- 자동문, 경사로, 점자블록 설치, 전층 운행 엘리베이터

- 호텔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4면

- 무장애 객실 8개 보유

▪주소 : 경남 사천시 사천대로 26 2층

▪문의 : 055)834-4100

▪휴무일 : 매달 1, 3번째 수요일 정기 휴무 (휴일날 공휴일이 있는 경우 그 다음날 휴무)

▪이용시간 : 11:00~21:00 (라스트오더 20:30)

▪대표메뉴 : 갈비탕, 육회비빔밥, 물냉면

▪무장애 편의정보

- 단차 없음, 자동문, 엘리베이터, 입식테이블

- 건물 앞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1면

- 장애인 화장실 없음

▪주소 : 경남 김해시 주촌면 서부로163번안길 4

▪문의 : 055)314-1638

▪휴무일 : 연중무휴

▪이용시간 : 10:00~22:00

▪대표메뉴 : 수제청국장, 한우국밥, 지리산흑돼지찌개

▪무장애 편의정보

- 단차 없음, 입식테이블

- 전용 주차장을 보유하고 있으나 장애인 주차구역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위 정보는 2024년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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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사진 : 하예은(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