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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엑스포공원(*2023년 열린관광지) – 차량 6분, 2.7km – 함평 향교리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 – 차량 15분, 12km – 함평자연생태공원(*2023년 열린관광지)
전남 함평은 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물드는 나비의 고장이다. 봄이면 꽃향기가 들판을 물들이고, 여름이면 초록의 숲이 깊은 그늘을 드리운다. 여행은 형형색색 꽃과 자연이 어우러진 함평엑스포공원에서 시작해, 수백 년 세월을 지켜온 향교리의 거대한 나무 숲으로 이어진다. 마지막으로 함평자연생태공원에 이르면 다양한 전시와 체험을 즐기며 자연과 가까이 호흡할 수 있다. 걷고 머물고 바라보는 순간마다 새로운 풍경이 펼쳐지는 곳, 함평에서의 하루는 그래서 특별하다.
경지율이 전국 최고인 전라남도는 예로부터 천혜의 농사터였다. 삼백(三白)이라고 일컫던 쌀, 소금, 목화가 먹고 쓰기에 충분했고, ‘호남에 가뭄이 들면 전국이 굶어 죽는다’는 말이 생길 만큼 이 지역의 농업은 중요했다. 당연히 생산성도 높았다. 국토의 남서쪽 모서리에 해당하는 영암, 나주, 무안, 함평은 전라남도에서도 손꼽는 곡창지대다. 이 중 함평은 월야평야와 함평평야가 드넓게 펼쳐진다.
이 꽃 저 꽃 다 피어 화사한 봄날이면 사뿐사뿐 나비의 날갯짓이 매혹적이다. 제왕인 양 무장한 장수풍뎅이와 요정처럼 신비로운 반딧불이도 곧 나타날 테고, 이에 화답하듯 여름은 드넓은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은하수를 대동해 성큼 다가올 것이다. 나비의 고장 함평은 이 모든 것을 완벽하게 즐길 수 있는 우리의 건강한 농촌이다.
‘함평엑스포공원’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봄 축제로 자리매김한 〈함평나비대축제〉를 위해 만든 공간이다. 전체 면적이 99만㎡라니 머릿속으로는 그 넓이가 가늠이 안 된다. 봄날이면 다육식물관, 자연생태관, 수생식물관이 온통 나비 천지다. 이를 보려고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은 더 많다. 나비마다 친절하게 사진과 이름표도 달아놓았다. 상제나비, 호랑나비, 꼬리명주나비, 배추흰나비, 남방노랑나비, 오색나비, 흑백알락나비, 사향제비나비 등 생소한 이름의 나비도 수두룩하다.
봄이 아니어도 함평엑스포공원은 사람의 발길이 끊이지를 않는다. 나비곤충생태관은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연학습장이다. 3,000여 종이 넘는 다육식물이 눈을 즐겁게 하는 다육식물관도 둘러보는 발걸음이 신난다. 공원 안쪽에 조성된 함평추억공작소는 시간을 내 가볼 만한 곳이다. 1970년대 전후의 우리 생활상을 재현한 곳으로 딱지치기용 소품을 파는 점방, 키 작은 의자가 놓인 교실, 그 시절의 장터 등 추억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오르는 풍경이 정겹다.
황금박쥐생태전시관에는 현재 시가로 245억 원을 호가하는, 162kg의 순금으로 만든 박쥐 여섯 마리를 진열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만큼 커다란 금덩이를 볼 수 있는 곳이 이곳 말고 또 있을까? 함평을 상징하는 대표 볼거리로서 함평 관광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며 귀한 대접을 받는다.
황금박쥐 조형물 한쪽에 금, 은, 동과 온갖 보석을 섞어 만든 가로 80cm, 세로 60cm, 높이 35cm 크기의 둥근 알인 황금박쥐 오복포란이 눈길을 끈다. 손으로 만지며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는 소문 때문에 여행자가 줄을 선다. 전시관을 벗어난 공원은 사방 어디라도 꽃 천지다. 꽃에 취하지 않고는 도무지 한 걸음도 떼지 못할 정도로 아름답고 화려한 공간이다.
함평엑스포공원은 무장애 편의시설을 두루 갖췄다. 곳곳의 넓은 주차장마다 장애인 전용 주차장을 마련했고, 장애인 전용 화장실은 물론 모든 전시관마다 경사로를 조성해 이동이 편하다. 공원 내 보행로 또한 단차가 거의 없고 폭도 넓어 휠체어와 유아차로도 관람하기에 불편함이 없다.
함평읍 동쪽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함평천 건너편이 함평군 대동면이다. 이곳에 전라남도 유형문화유산인 함평향교가 있다. 함평향교의 창건 연대와 관련해서는 전해오는 바가 없으나 조선 선조 30년(1597) 정유재란 때 불탔다는 기록이 있으니 꽤 오랜 역사를 가진 곳이다. 지금의 향교는 1967년에 새로 지은 것으로, 통상적 향교 배치와 달리 문묘인 대성전이 전면에 자리를 잡았고, 강학 공간인 명륜당이 뒤쪽에 자리를 잡았다.
이토록 유서 깊은 함평향교에서 남서쪽으로 300m 떨어진 곳에 향교 못지않은 명성의 향교숲이 있다. 정식 명칭은 ‘함평 향교리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이다. 폭 35m, 길이 270m에 달하는 이 숲에는 팽나무, 느티나무, 개서어나무, 푸조나무, 곰솔나무, 회화나무, 개잎갈나무 등 7종 80그루가 뒤섞여 자란다. 숲이 조성된 지 350년이 넘은 터라 나무는 저마다 아름드리로 울울창창하다. 전체 면적은 18,274㎡로, 5,500평이 넘는다.
향교숲은 지형적 결함을 보완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만든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함평향교의 명륜당 남쪽, 그러니까 지금의 함평엑스포공원의 뒷산인 수산봉(水山峯)이 화산이어서 폭발 위험이 있을 것을 대비해 당시 유림을 대표하던 정방과 이양후 등 몇몇이 힘을 모아 향교리에 자라던 나무를 옮겨 심었다고 안내판에 적혔다.
숲은 향교리 앞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며 길쭉한 형태로 조성됐다. 숲 안쪽에는 나무데크를 깔아 걷기에 편하다. 하늘을 가리며 넓게 가지를 펼친 숲이어서 봄, 여름, 가을 내내 시원하다. 곳곳에 커다란 돌, 철제 의자, 평상 등이 놓여 있어 걷다가 쉬기에도 좋다. 이 숲은 1962년 12월 3일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보호받고 있다. 2016년 삼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굵직한 나무가 여기저기 흩어져 솟은 숲에 들어서자 낮고 견고하게 깐 나무데크가 짙고 울창한 숲 사이로 걸음을 안내한다. 절로 걸음이 느려진다. 공기마저 신록으로 바뀐 듯 푸름이 건네는 안정감이 온몸을 감싸 호흡도 점점 편안해진다. 350년 된 숲이 건네는 위로로 편히 쉬기 좋은 곳이다.
넓은 잔디밭과 그 끝에 자리한 수변공원, 여러 온실마다 가득 자라는 각종 난과 희귀한 아열대식물에 이어 곤충까지! 놀라운 볼거리로 가득한 열린관광지인 ‘함평자연생태공원’은 사철 언제 찾아도 흥미진진하다. 대동저수지와 어우러진 봄의 신록은 놀랍다. 호수에 뿌리를 내린 아름드리 갯버들이 이룬 숲은 그 자체로 신비로운데, 그 사이를 산책할 수 있도록 호수 위로 나무데크를 깔았다.
이 길과 이어진 생태녹지섬은 KBS에서 제작한 어린이 대상 TV 프로그램 〈후토스〉 촬영지로, 아기자기한 조경이 예뻐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게 되는 곳이다. 여름날에는 공원 탐방로를 따라 수국, 봉선화, 범부채, 뻐꾹나리 등 우리 들꽃이 화사하게 피어나 어느 때보다 아름답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볼 수 있는 관찰원도 인기가 좋다.
함평자연생태공원의 자랑거리 중 하나는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는 점이다. 서식지외 보전기관이란 기본 서식지에서의 보전이 어려운 야생 동식물을 보존하는 기관을 말한다. 그래서 풍란, 나도풍란, 한란, 지네발란 등 멸종위기 야생식물의 보전과 증식에 대해 연구하고 이에 대한 교육과 홍보에도 지속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훌륭한 일을 하는 곳이라니 찾는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 나비의 고장답게 함평자연생태공원 안에는 나비·곤충표본관이 있다. 나비를 비롯한 여러 곤충의 다양한 자료를 전시해 최고의 체험학습장 역할을 한다.
함평자연생태공원 입구에 자리한 함평양서파충류생태공원은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알을 품고 똬리를 튼 큰 구렁이를 형상화한 노란 건물 외관부터 시선을 사로잡는다. 매표소 앞에서 금방이라도 꿈틀거릴 듯한 거대한 두 마리의 뱀 조형물이 등골을 서늘하게 만드는 이곳은 국내 최대의 양서류와 파충류 전문 공원이다. 97종 380마리가 넘는 양서류와 파충류를 현장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렁이 형상의 함평양서파충류생태공원과 악어·아나콘다관, 거북관을 비롯해 TV 프로그램 〈동물의 왕국〉에서나 나올 법한 뱀과 거북류, 도마뱀에 악어와 아나콘다 등을 볼 수 있는 전시 부스가 끊임없이 이어져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함평양서파충류생태공원 1층에는 양서류와 파충류의 골격과 액침표본을 갖춘 교육관이 있다. 퍼즐 맞추기 등의 놀이시설과 관련 서적을 읽을 수 있는 도서관이 있어 아이와 함께 찾았다면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함평자연생태공원은 2023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답게 장애인 주차장과 장애인 화장실, 휠체어와 유아차 보행로와 핸드레일, 엘리베이터 등 무장애 편의시설을 두루 조성해 관람에 큰 불편함이 없다. 야트막한 산골짜기의 지형을 토대로 조성했기에 휠체어 이용자의 경우 경사가 있는 곳에서는 동행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농사지을 땅이 넉넉해 예로부터 쌀 생산지로 전국적 명성을 떨치던 함평. 현재는 나비가 춤추는 봄, 매미 소리 울려 퍼지는 여름, 국화꽃 향기 깊은 가을, 만물이 흰 눈에 덮이는 겨울까지 사철 여행자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최고의 생태관광지로 맥을 잇는다. ‘생태’란 대자연의 일부인 우리가 천년만년 놓쳐서는 안 될 주제다. 함평 여행은 사느라 온갖 스트레스로 예민해진 우리의 마음과 생각이 헐거워지고 여유로워지는 시간이다.
[당일 여행 코스]
함평엑스포공원→함평 향교리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
[1박 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 함평엑스포공원→함평 향교리 느티나무·팽나무·개서어나무 숲
둘째 날 : 함평자연생태공원
[관광지 무장애 정보]
▪주소 : 전남 함평군 함평읍 곤재로 27
▪문의 : 061)324-1600
▪홈페이지 : www.hampyeong.go.kr/expopark
▪휴무일 : 연중무휴
▪이용시간 : 09:00~18:00
▪이용요금 : 무료(축제 시 입장료 별도, 2024 대한민국 국향대전 : 어른 7,000원, 청소년 및 군인 5,000원, 어린이 및 노인 3,000원)
▪무장애 편의정보
- 보행로 평지, 경사로 설치
- 장애인 주차구역: 황소주차장(제1주차장) 12면, 제3주차장 3면, 함평군립미술관 입구 2면
- 함평엑스포공원 내 장애인 화장실, 함평엑스포공원 황소의문 장애인 화장실
- 주제영상관 내 수유실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황소주차장 인근, 주제영상관, 나비의문)
- 촉지‧음성 종합 관광안내판 등
▪주소 : 전남 함평군 대동면 향교리 948-2
▪문의 : 061)320-2230
▪홈페이지 : www.hampyeong.go.kr/tour
▪휴무일 : 연중무휴
▪이용시간 : 24시간
▪이용요금 : 무료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무장애 데크길 조성
- 장애인 주차구역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주소 : 전남 함평군 학동로 1398-77
▪문의 : 061)320-3530
▪홈페이지 : www.hampyeong.go.kr/ecopark
▪휴무일 : 매주 월요일, 1월 1일
▪이용시간 : 09:00~18:00(동절기 17:00까지)
▪이용요금 : 성수기(3월~11월) 어른 5,000원, 청소년 4,000원, 어린이‧노인 2,500원 / 비수기(12월~2월) 어른 4,000원, 청소년 3,000원, 어린이‧노인 2,000원 / 장애인(복지카드 소유자) 무료
*한 장의 입장권으로 두 공원 모두 이용 가능.
▪무장애 편의정보
- 보행로 평지, 경사로 설치, 전시관 내 엘리베이터
- 장애인 주차구역: 함평자연생태공원 주 출입구 주차장 4면, 함평양서파충류생태공원 입구 맞은편 주차장 5면
- 매표소 건물 내 장애인 화장실, 함평양서파충류생태공원 전 층 장애인 화장실, 다목적전시관 내 장애인 화장실, 수변관찰데크 장애인 화장실
- 1층 출구 옆 수유실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매표소)
- 촉지음성 종합 관광안내판, 무장애 보행로, 무궤도열차 등
[식당 정보]
▪ 주소 : 전남 함평군 함평읍 주포로 563
▪ 문의 : 061)322-3090
▪ 대표메뉴: 장어구이, 산낙지, 전복구이
▪ 무장애 편의정보
- 자동문, 경사로 있음, 입식테이블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아기의자 4개
※ 위 정보는 2024년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사진 : 이승태(여행작가)
[교통약자 콜택시]
▪함평군교통약자이동지원센터: 061)323-1122, 주말 및 공휴일 포함 08:00~다음 날 새벽 01:00까지 운영
▪ 전남광역이동지원센터 : 1899-1110, www.doumcall.kr, 전라남도 및 타 시·도 인접 지역 이용 가능, 연중무휴 24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