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이동 경로]
개항장 문화지구– 차량 30분, 20km – 인천탁주 – 차량 30분, 25km – 갯골생태공원 – 차량 20분, 10km – 오이도 선사유적공원(*2023년 열린관광지)
바람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파도 소리가 들려온다. 근대 역사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인천 개항장에서부터, 갯벌의 생명력이 넘실대는 시흥 갯골생태공원까지. 수도권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떠나는 특별한 여행을 시작해보자. 도시의 화려함 뒤에 가려져 있던 옛이야기와 자연의 품격을 동시에 만끽하는 여정이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이 길 위에서, 잊고 지냈던 감각이 깨어나는 놀라운 시간을 마주하게 된다.
인천광역시와 경기 시흥은 차로 30분 거리에 위치해 함께 여행하기에 좋다. 인천에서 소개할 첫 번째 무장애 여행지는 중구 중앙동에 위치한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다.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2022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매혹적인 인천 개항장은 1883년 강화도 조약을 계기로 개항했다. 역사적 상처와 함께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시작된 장소다. 오늘날의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는 개항기 시절 건축물을 보존 및 복원하고 있으며 당대 역사와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전시관을 운영한다.
그중 가장 먼저 찾은 곳은 현대인에게 무척이나 익숙한 먹거리인 짜장면의 발자취를 기록한 ‘짜장면박물관’이다. 개항 이후 중국에서 건너온 화교들에 의해 탄생한 짜장면의 흥미로운 과거와 만난다.
고급 중식당이었던 옛 ‘공화춘’의 건물을 재단장한 짜장면박물관은 화려한 중국풍의 건축양식을 자랑한다. 전시 관람은 2층에서 시작해 1층으로 이어진다. 짜장면의 탄생 이야기부터 공화춘의 1930년대 접객실, 1960년대 주방 모습, 현대 문화의 아이콘이 된 짜장면의 변천사를 만나볼 수 있다.
개항장 문화지구 내 짜장면박물관은 장애인을 위한 각종 편의시설을 마련한다. 박물관 입구에 위치한 안내판에 QR코드가 있어 음성 안내 서비스를 받을 수 있으며, 전시관 내부 곳곳에서도 음성 해설 서비스를 지원한다. 또한 엘리베이터와 휠체어 대여 서비스를 제공해 보행의 어려움을 덜어준다. 물론 장애인 화장실도 있다.
우리나라 최초의 서양식 호텔인 대불호텔을 복원한 ‘대불호텔 전시관’도 볼 만하다. 대불호텔은 역사적 배경과 함께 과거 번창했던 호텔의 모습부터 점차 쇠락하는 과정을 생생히 담는다. 전시관은 총 3층이다. 1층은 호텔 터에서 발견된 유물을 소개함과 동시에 호텔의 변천사를 담은 영상을 음성과 함께 전시하고, 2층은 개항기 당시 객실을 재현해 대불호텔의 고풍스러운 가구와 다기 등을 전시한다. 3층에서는 대불호텔의 변천사를 담은 영상을 상시 상영한다. 이로써 방문객은 개항 당시인 1883년부터 1970년대 사람들이 살아가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대불호텔 전시관은 시각장애인을 위해 전시물마다 음성 해설이 담긴 QR코드를 삽입해 여행자는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동 또한 편리하다.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층을 오가기가 용이하며, 손잡이에 점자 안내 표지판을 갖추고 있어 계단을 통한 이동도 고려했다. 또한 전시실마다 점자촉지판을 부착해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시 공간 안내를 돕는다.
‘인천탁주’는 개항장 문화지구에서 차로 약 30분 거리인 인천 부평구 안남로에 위치한다. ‘지금 바로 걸러진 술’이라는 뜻에서 이름 붙은 막걸리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한국의 술이다. 인천탁주는 85년 동안 3대에 걸쳐 인천 지역을 대표하는 막걸리를 생산하는 양조장이다. 방문객은 인천탁주에서 진행하는 ‘막걸리 빚기 체험’을 통해 막걸리 장인에게 막걸리 역사와 제조법에 대해 배운 뒤 직접 막걸리를 빚어볼 수 있다.
고두밥에 누룩과 효모를 넣어 손으로 잘 섞어준다. 이때 딱딱한 누룩이 잘게 부서질 수 있도록 손끝에 힘을 주는 것이 맛있는 막걸리를 만드는 비결이다. 밥과 누룩이 충분히 섞였다면 투명한 항아리에 재료를 옮겨 담는다. 마지막으로 물 1L를 부어준 뒤 뚜껑을 닫아 주면 나만의 막걸리가 완성된다. 담근 술은 집으로 가지고 가 25°C에서 5일 동안 숙성한다. 혹여 온도 조절에 실패해 막걸리가 상했더라도 상심할 필요는 없다. 상한 막걸리는 식초로 사용할 수 있다.
시각장애인은 손으로 느껴지는 쌀과 누룩의 까끌까끌한 촉감과 막걸리의 달큰한 냄새를 통해 감각을 깨울 수 있다. 다만, 인천탁주 진입로에 턱이 있어 휠체어 이용자는 체험하는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한편, 숙성 기간인 5일이 까마득하게 느껴지는 이들을 위해 인천탁주에서 생산하는 다양한 종류의 막걸리를 판매한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막걸리를 직접 빚을 수 있는 막걸리 빚기 체험은 인천탁주 홈페이지에서 사전 예약을 해야 한다.
시흥에서 추천하는 첫 번째 무장애 여행지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을 위해 조성된 ‘갯골생태공원’이다. ‘갯골’이란 밀물과 썰물이 오가며 만들어진 고랑을 말한다. 우리나라의 갯골 중에서도 시흥갯골은 유일하게 갯골이 내륙으로 깊숙이 들어와 있는 내만갯골이다. 바다와 육지가 만나는 곳이다 보니 자연 생태계에 풍성한 양분을 제공하는 천혜의 장소이다. 갯고랑에는 멸종 위기 동물인 저어새, 검은머리물떼새, 천연기념물인 노랑부리 등 66종의 조류가 서식한다. 갯골생태공원에서는 바닷가처럼 염분이 많은 토양에서 자라는 칠면초, 해당화 같은 여러 염생식물을 구경할 수 있다.
갯골생태공원은 2018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이다. 탐방로는 대체로 완만한 데다 단차가 거의 없어 시각장애인과 휠체어 이용자가 제약 없이 자연을 즐길 수 있다. 또 공원 입구에 촉지·음성종합관광안내판을 설치해 길을 찾는 어려움을 덜어준다. 갯골생태공원의 전체 규모는 약 45만 평에 이르며 둘레길 코스만 해도 2km가 넘기 때문에, 안내관광판을 확인해 둘러볼 곳의 동선을 미리 정하고 움직일 것을 추천한다. 휠체어나 유아차가 필요한 관람객을 위해 보관소도 마련돼 있어 필요 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갯골생태공원은 사전에 시흥시 홈페이지를 방문해 여행 일정에 맞춰 문화관광해설사 예약신청을 하면 해설사와 함께 공원 내를 탐방할 수 있다. 문화관광해설사에게 듣는 시흥갯골의 이야기는 더욱 흥미롭고 유익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든다. 운이 좋다면 공원의 염전체험장에서 나는 천일염을 맛볼 수도 있다.
시흥에서 추천하는 두 번째 무장애 여행지는 2023년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열린관광지인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이다. 서해안 지역을 대표하는 선사유적지인 이곳은 우리나라 선사시대의 생활상과 문화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역할을 한다. 2018년부터는 일반 대중도 선사시대 사람들의 생활양식을 체험할 수 있도록 패총전시관, 선사체험마을, 억새길 등을 조성했다.
공원 한가운데 자리한 선사시대 움집과 자연 산책로는 여행자에게 선사시대로 시간 여행을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녹음으로 가득한 자연 산책로는 대체로 단차 없이 완만해 시각장애인이나 휠체어 이용자도 이동하기에 무리가 없다.
억새길을 따라 천천히 둔덕을 걸어 올라가다 보면 패총전시관에 도착한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투명 유리로 제작한 바닥이다. 여행자가 발을 두고 서 있는 바로 그 자리에서 발견된 조개무덤을 사실적으로 관람할 수 있다.
난간에 다가서면 벽면에는 패총이, 바닥에는 화덕이었던 터가 보인다. 가운데 버튼을 누르면 내레이션과 함께 미디어 전시가 시작된다. 관람객에게 선사시대의 생활양식과 문화, 바다에서 양식을 얻기까지의 과정을 흥미롭게 들려준다.
설명을 듣고 난 후에는 신체의 감각을 깨워볼 수 있다. 관람객은 선사시대 사람들이 사용한 물건을 직접 만져보며 감각을 확인할 수 있다. 딱딱한 굴 껍데기부터 뻣뻣한 동물 가죽과 뾰족한 이빨 등 다양한 물건을 손끝으로 접하며 질감과 특성을 파악할 수 있다.
오이도 선사유적공원은 2023년 열린관광지로 조성된 곳이다. 공원 입구에는 시각장애인이 여행지의 구조를 이해하는 데 겪는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촉지·음성 종합 관광안내도를 설치했다. 뿐만이 아니라 장애인 주차장과 화장실, 수유실 등 곳곳에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무장애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갯골생태공원→오이도 선사유적공원
첫째 날 : 인천 개항장 문화지구→인천탁주
둘째 날 : 갯골생태공원→오이도 선사유적공원
▪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제물량로232번안길
▪ 문의 : 032)760-6448
▪ 휴무일 : 연중무휴
▪ 이용시간 : 24시간
▪ 이용요금 : 무료
▪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엘리베이터 설치(인천개항박물관, 대불호텔 전시관 등 (일부 구간 동행자 도움 필요)
- 한중문화관 지하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2면 이상) 또는 인천 중구청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2면)
- 장애인 화장실 (인천개항박물관, 대불호텔 전시관 등)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한중문화관 내)
- 촉지·음성종합관광안내판, 오디오 가이드 및 점자촉지판(전시관 내), 촉각모형 및 촉각교구 설치 등
-인천탁주
▪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안남로433번길 14
▪ 문의 : 032)524-5016, 032)518-7111
▪ 홈페이지 : www.sosungju.com
▪ 휴무일 : 연중무휴
▪ 체험시간 : 매일 오전 11시, 오후 2시(하루 2회, 1시간 소요)
▪ 체험요금 : 나만의 증류주 만들기 30,000원, 막걸리 빚기 25,000원, 술지게미 비누 만들기 10,000원
▪ 무장애 편의정보
- 오래된 건물로 휠체어 및 유아차 이용자의 이동이 어려움
- 장애인 주차장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주소 : 경기 시흥시 동서로 287
▪ 문의 : 031)488-6900
▪ 홈페이지 : www.shsi.or.kr/PageLink.do
▪ 휴무일 : 연중무휴
▪ 이용시간 : 상시 개방
▪ 이용요금 : 무료
▪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무장애 산책로
- 갯골생태공원 승용차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5면 이상)
- 장애인 화장실 (주차장 인근, 산책로 곳곳)
- 휠체어 및 유아차 대여 (관광안내소)
- 촉지·음성종합관광안내판, 염전체험장 등
▪ 주소 : 경기 시흥시 서해안로 113-27
▪ 문의 : 031)488-6909
▪ 홈페이지 : https://oidomuseum.siheung.go.kr
▪ 휴무일 : 매년 1월 1일, 설·추석 당일(패총전시관 매주 월요일 포함)
▪ 이용시간 : 09:00~18:00(패총전시관 10:00~17:00)
▪ 이용요금 : 무료
▪ 무장애 편의정보
- 대부분 평지, 경사로 설치, 무장애 보행로 등 (일부 구간 동행자 도움 필요)
- 선사유적공원 메인 주차장 (장애인 주차구역 5면)
- 장애인 화장실 (메인 주차장 인근, 교육움집 내)
- 수유실 (교육움집 내)
- 휠체어 대여 (관광안내소)
- 촉지·음성종합관광안내판, 장애인 이용 가능 전망대, 수어 해설, 촉각교구재 등
▪ 주소 : 경기 시흥시 옥구상가1길 23
▪ 문의 : 0507)1335-9252
▪ 이용시간 : 10:00~22:00 (라스트 오더 21:30, 연중무휴)
▪ 대표메뉴 : 옛두부밥상(두부보쌈, 석쇠불고기, 콩비지찌개, 된장찌개, 반찬)
▪ 무장애 편의정보
- 주출입구 경사로 설치, 입식테이블
- 전용 주차장은 있으나 장애인 주차구역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아기의자 3개
▪ 주소 : 경기 시흥시 동서로857번길 40
▪ 문의 : 0507)1388-0857
▪ 이용시간 : 10:00~22:00 (라스트 오더 21:30, 연중무휴)
▪ 대표메뉴 : 추어탕,추어튀김
▪ 무장애 편의정보
- 주출입구 경사로 설치, 입식테이블, 엘리베이터 설치
- 전용 주차장은 있으나 장애인 주차구역 없음
- 장애인 화장실 없음
- 아기의자 2개
※ 위 정보는 2024년에 작성한 것으로, 이후 변경될 수 있으니 여행 전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 기사에 사용된 텍스트, 사진, 동영상 등의 정보는 한국관광공사가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으므로 기사의 무단 사용을 금합니다.
글/사진 : 하예은(여행작가)
[교통약자 콜택시]
▪ 인천교통약자 이동지원센터 : 1577-0320, 032)430-7000, 평일 이용시간 06:30~21:30, 심야 이용시간 21:30~익일 06:30, 시외지역 및 도서지역(영종·영흥·강화) 이동 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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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광역 이동지원서비스 : 1666-0420, 031)857-0420, 1555-0420(시각장애인을 위한 음성인식 ARS)